⓶경주, 짝꿍을 찾아라.

 

   경주를 천년고도 라고 하죠. 신라 천년 동안 수도였기 때문에 경주 곳곳에는 소중한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나같이 다 특별하고 의미있는 유적들이지만, 이번에는 함께 보면 더욱 좋은 짝꿍 유적을 중심으로 소개해 볼까합니다.

   제가 꼽은 경주의 첫 번째 짝꿍은 불국사와 석굴암입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모두 경덕왕 때 김대성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5년 나란히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가 현세의 부모를 위하여 불국사를, 전세의 부모를 위해서는 석굴암을 지었다고 전해지죠. 불국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1Km 정도 토함산을 오르면 석굴암에 도착합니다. 물론 차로 이동하면 15분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그러니 이 두 곳을 짝꿍으로 묶어 둘러보지 않을 수 없겠죠?

   석굴암은 신라미술의 최고 절정을 이룬 민족 최대의 석조미술품으로 꼽히며 화강암의 자연석을 다듬어 인공적으로 축조한 석굴 사찰입니다. 석굴의 가장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본존여래좌상입니다. 본존불은 신라 조각미술의 결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뛰어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석굴암 전각을 보수 공사 중이어서 다소 주변이 산만하기는 했지만 토함산과 어우러진 석굴암과 본존불의 웅장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석굴암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본존여래좌상 사진의 출처는 doopedia(두산백과)입니다.

 

    불국사에 들어서면 크고 험상궂은 네 명의 장수가 손에 칼을 들고 용을 쥐고 악귀를 밟고 있는 모습의 무서운 문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천왕문입니다. 사천왕은 선악을 판단하여, 그에 따라 상과 벌을 내리는 존재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교과서에 가장 많이 본 사진, 불국사의 청운교 백운교가 나옵니다. 이곳은 불국사의 대웅전 앞 자하문으로 오르는 다리로서 계단이 45도 경사, 즉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직각 삼각형 3:4:5의 비율로 만들어져 몹시 안정적이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인상적인 곳은 극락전입니다. 극락전은 중생의 고통을 살피고 구제하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곳인데 이곳 현판 뒤에는 풍족함을 상징하며 복을 부르는 길한 동물, 복돼지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사천왕의 무시무시함과 대조적으로 우리 선조들의 아기자기함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저는 이 복돼지가 참 좋습니다.

 



 

 

 

   불국사의 대웅전에 이르면 그 유명한 다보탑과 3층석탑이 각각 동쪽과 서쪽에 짝을 이뤄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경주의 두 번째 짝꿍은 바로 이 두 개의 탑입니다.다보탑은 국보 제20호, 3층석탑은 국보 제21호로 나란히 지정받은 짝꿍이죠.

   다보탑은 칠보탑이라고도 불리는 4층 탑으로 10원짜리 동전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탑입니다. 책에서 보면 옆에 있는 3층석탑을 몹시 아름다운 탑으로 소개하지만 솔직히 저에게는 화려한 다보탑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다보탑에는 네 마리의 돌사자 상이 지키고 있었다는데 지금은 하나 밖에 남아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3층석탑은 석가탑 또는 무영탑이라고도 하는데, 석가탑은 동쪽 탑인 다보탑에 대칭되는 호칭입니다. 무영탑은 이 석탑을 만든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와 관련된 이름으로 유명하죠. 해체 수리 과정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3층석탑은 아무런 조각 없어 간결하며 각 부분의 비례가 아름다워 전체의 균형도 알맞고 극히 안정된 느낌을 주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후 건립되는 우리나라 석탑들은 대부분 이 3층석탑을 모범으로 삼아 건립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3층석탑이 해체 보수 중이라 직접 보지는 못하고 왔답니다.

*해체 보수 중이므로 3층석탑

사진의 출처는 doopedia(두산백과)입니다.

 

    제가 소개할 경주의 세 번째 짝꿍은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입니다. 문무왕은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하고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어 삼국통일을 완수한 영주로 그가 죽자, 유언에 따라 동해에 장례를 지냈습니다. 그의 유언은 불교법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것이었죠. 이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입구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장사지냈으므로 이 바위를 대왕암 또는 대왕바위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문무대왕릉에 갔던 날은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몹시 세게 일었습니다. 이 거친 바다를 품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대왕의 마음이 더욱 위대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감은사는 문무왕이 부처의 힘을 빌어 왜병을 진압하고자 짓기 시작하였으나 끝내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신문왕이 부왕의 유지를 이어받아 나라를 지키는 사찰로 지었다고 합니다. 이름 역시 그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감은사(感恩寺)라고 하네요. 이 절은 금당 지하에 배수시설이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죽은 문무왕이 바다용이 되어 이 시설을 통해 왕래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언제 무너졌는지는 정확하지 않은 채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습니다. 절터는 동해(문무대왕릉)에 이르기 직전의 산기슭에 있는데, 여기에는 큰 3층석탑 2개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이 탑은 신문왕 당시 세워졌으므로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석탑이기도 합니다. 2중의 기단에 사각형으로 쌓아올린 3층 석탑으로, 동·서 두 탑이 같은 규모와 구조이며 1960년에 서쪽 탑을 해체, 수리할 때 3층 탑신에서 사리장치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아쉬운 점은 이 오래되고 거대한 석탑에 누군가 날카로운 것으로 마구 긁어서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은 듯한 흔적이 있더군요. 감은사지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곳으로 특별히 관리인이 지키고 있지 않다 보니 누군가 이렇게 마구 훼손했나 싶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문무왕은 죽어서까지 이 땅을 지키고자 했는데 우리는 이 탑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나 봅니다.

 

 

 

   김대성이 현세와 전세의 부모를 위해 지었다고 전해지는 불국사와 석굴암,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가 전설로 남은 다보탑과 3층석탑, 죽어서까지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문무왕의 이야기와 함께 기억되는 대왕릉과 감은사. 천년이 지나도록 생생하게 전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짝지어 둘러볼수록 더욱 풍성한 경주 여행이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경주에 또 어떤 이야기의 짝꿍들이 있을까요? 직접 한 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원문: http://www.joinusworld.org/joinus/community/view/3946/#[조이누리-기자단]윤병현-⓶-경주-짝꿍을-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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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국어 지식나눔 NGO 조인어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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