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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도자의 조건 - 서용석 상임이사 (강서양천일보)

조인어스코리아 2017. 5. 2. 10:47

 

<칼럼>지도자의 조건  / 조인어스코리아 서용석 상임이사
[2017-05-01 오전 11:40:00]
 

역사적으로 제왕학(帝王學)이 나라의 운영을 위하여 깊이 연구되어 왔듯이, 현대에도 시대에 맞는 지도자의 자질과 요건을 제시하려는 글이나 문헌은 셀 수가 없이 나와 있다. 이들을 보면 대체로 진실성, 도덕성, 정확성, 카리스마, 체력, 설득력, 인내력, 공감 능력 등 많은 자질이 언급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틀린 말은 없지만 필자는 이 글에서 시대를 관통하여 요구되는 지도자의 핵심 자질이 무엇일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해방 후, 우리나라는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고속 압축 성장을 이루어냈다. 선진국들이 수세기 간 이룩한 경제 및 민주주의 발전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성과를 지난 수십 년간에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놀라운 점이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이른바 ‘개발독재 논리’의 반대급부로 많은 민주적 절차와 정당한 의사결정 과정들이 편법적으로 생략되었다. 이로써 다양성을 의미하는 소수자 배려의 가치들이 무시되었고, 이는 ‘관행’으로 포장되어 사회적 용인을 받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할 지금 이제 우리는 그것을 적폐(積弊, 오랫동안 쌓여온 관행에 의한 폐단)라 부르기에 이르렀다.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는 결국 지금 시대가 용납할 수 없는 적폐들의 민낯이 한 번에 벗겨져 나온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국가 또는 조직의 운영에 있어 개인 혹은 소수의 권위로 전횡되는 시대는 이미 마감되었음을 뜻한다. 이제 모든 것은 법과 원칙, 규범, 제도와 집단지성이라는 시스템으로 지탱되어야 한다.

 

이제 민주사회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에 어긋나는 낡은 관행과 제도의 빈틈은 빠른 속도로 4차 산업의 근간인 혁신적인 IT 시스템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지도자는 과거의 비합리적 관행과 결별하고 합리적 절차와 원칙을 존중하며, 제도와 규칙 준수에 충실한 원칙주의자 겸 민주적 시스템 신봉자의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도자는 법과 제도라는 시스템이 구성원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담아 지도자에게 전달될 장치의 설계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여러 목소리들은 이제 IT산업 혁명의 물결을 타고 현대 사회에 메아리가 되어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해 보이는 여러 현대사회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는 지도자는 사회 및 환경이라는 틀의 구조적인 시각으로 문제에 다가가야 한다. 결코 겉으로 드러난 여러 문제들을 해당 개인 및 집단의 문제로 치부하여서는 안 된다. 이것이 지도자에게 위와 같은 시스템의 역학적인 힘을 이해하여 조직의 문제와 방향을 구조 및 시스템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시스템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서 중요한 전제가 되는 점이 있다. 바로 이렇게 합의된 시스템이 지도자 본인 및 그의 주변 세력에게 혹여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이를 준수할 냉엄한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그제야 시스템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최고지도자를 물러나게 한 탄핵심판결정문의 가장 중요한 논점은 비리에 관한 형법(刑法)적 문제가 아닌 규범(헌법)에 관한 문제의 지적이었다.

 

한편 이런 시스템 신봉주의자적인 측면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대척점에 있어서의 유연성이다. 새로운 시대, 급변의 시대에서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아내기까지엔 현실적인 격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때 지도자는 고독한 결단의 순간이 불가피하며, 위기의 순간 미래를 넘겨 바라볼 수 있는 혜안과 통찰력을 통해 유연성을 접목한 혁신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이러한 유연성은 시스템을 꿰뚫어볼 수 있는 경험과 철학 그리고 통찰력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인간 개개인에 대한 미시적인 관심과 사회 전체적인 거시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 둘은 시스템의 혁신을 위한 양쪽의 날개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시스템 신봉주의자적인 측면과 유연성은 상충되는 성격 탓에 때로는 지도자는 고독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럴 때 선택은 어디에 기반을 두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만일 시스템에 의해서만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다면 이는 소위 인공지능이 최고 권력자이자 지도자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그 선택은 어디에 기반을 두어야 할까?

 

사람은 태어났을 때에는 자신 안의 배고픔, 고통, 안락 외에 다른 사람에 관심 줄 틈이 없다. 유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成人)이 되는 과정에서 그 관심의 테두리는 차츰 부모와 친지로 넓어지고 사회 전반으로 뻗어 간다. 성인화 된다는 것은 본디 자기 자신에게만 향해 있는 관심과 공감의 테두리가 어디까지 확장하고 있느냐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 얼마나 성인이 되어있는가는 얼마나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가가 그 척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진정한 성인이라면, 지도자라면 때로는 자신의 이익과 타인들의 이익이 상충할 때, 그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념인 ‘애민(愛民) 정신’은 단순히 군주로서 무지한 백성들이 사용할 글을 만든다는 단순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읽고 쓰기 쉬운 글을 보급하고, 유교적 이념이 한글을 통해 백성 모두에게 전파됨으로서 백성 모두를 유교적 이상 국가 만들에 참여시킨다는 의미였다. 이는 현대 IT혁명의 이념에 비견될 일로서 세종대왕의 역사적 평가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이는 조정 내 반대세력의 맹목적 중화 사대주의에 맞서며 이룩한 위대한 성과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외에도 우리가 흔히 꼽는 4대 성인(聖人)에서 기존 유대교의 권위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교리를 넘어 보편적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인류애를 가르친 예수나, 브라만교의 운명론적 신분계급론을 혁파하고 진리와 깨달음 앞에 신분이 따로 없음을 실천한 석가모니 역시 당 시대의 요구와 혁신에 부응한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신마저도 던지는 살신성인의 예를 보여주었다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필자가 보는 지도자의 자질 중 으뜸은 ‘시대적인 요구’에 얼마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이는 단순히 능력과 역량의 문제를 넘어서서 소명의식과 희생정신이 한데 어우러진 지도자의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다. 지금 이 사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가 되려는 자, 당신은 자신을 얼마나 시대와 대의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서양천신문(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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